여수국가산단 비를라카본코리아(주) 공장 내 하청업체 임시 일용직 노동자가 2일 심정지 상태로 출하사무실에서 발견됐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는 2일 성명을 내고 “고용노동부와 관계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해당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여수산단 전체 사업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노동조건 개선대책을 시급히 강구할 것”을 요구하며 “유례없는 폭염에는 유례없는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여수시지부에 따르면 해당 노동자 A(64)씨는 15년이 넘게 비를라카본코리아(BCK) 공장에서 일용직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에서 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업체와 계약이 되지 않아 인력사무소를 통해 최근 3~4개월가량 포장출하를 맡고 있는 ㄱ하청업체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중 변을 당했다.

 A씨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없이 포장출하 계획에 따라 일근과 주·야 맞교대로 일해 왔으며, 8월 1일은 야간맞교대 3일차 되는 날이었는데 퇴근을 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민노총 여수시지부는 비를라카본코리아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지난 2022년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으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안전용품과 정해진 근무표 없이 휴일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부족한 인력을 잔업특근으로 대체했고, 하청노동자들에게는 잔업특근을 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될 정도의 임금을 지급해오던 현장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고인이 지병이 있었다’, ‘고용관계가 아니다’는 변명에 불과하다”면서 “유례를 찾기 힘든 폭염에 며칠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해진 근무표 없이 주·야를 넘나드는 사내하청 노동환경에 버텨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일침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는 “원청 비를라카본코리아(BCK)와 하청업체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 멀쩡히 출근한 가장을 주검으로 맞이한 유가족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예를 갖추어 사죄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규 기자

▲ 여수산단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지난해 5월 8일 공장 내 제품저장탱크 상단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스와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