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청 팀장급 공무원이 관급자재 납품업체에 휴가비 명목의 금품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함께 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시청 건설교통국 소속인 A팀장은 지난 8월 초 관급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부서 국장과 팀원들의 여름 휴가비를 요구했다.

 여수MBC는 26일 보도를 통해 A팀장과 업체 관계자 간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 여수시 공무원-업체 관계자(☎통화 내용)

- A팀장 “갑자기 전화를 했습니다”

- 업체 관계자 “그래요. 제가 (휴가비) 생각 못 했네”

- A팀장 “아니 생각을 그건 당연히 하는 건 아닌데 다음 주 중으로 하면 되는데... 늦어버리면 너무 그래서...”

- 업체 관계자 “근데 얼마를 해야 됩니까?”

- A팀장 “아니요 그런 부담 생각하지 마시고...”

- 업체 관계자 “아니요 제가 국장님한테 드린다는데 뭐를 얼마를...”

- A팀장 “국장님도 있고, 우리 팀도 좀 보태줘야죠. 그러니까 그리 아시고... 하여튼 미안합니다. 갑자기 전화해서...”

- A팀장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그런 관계가 되면 과장님 국장님도 당연히 알아야 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국장님하고 인사를 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여수시는 A팀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하고 당사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감사에 착수했다.

 업체 관계자는 “잠시 고민은 했으나 A씨의 요구대로 금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으나, 금품을 요구를 하고 실제 수수를 안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부정청탁금지법 등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A팀장은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안부차 한 전화에서 농담식 인시말을 주고받은 내용이고, 금품을 요구한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수시는 모 건설사 임원이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 여수시청 공무원들에게 현금과 상품권 등 4천만 원 상당을 건넸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형규 기자

▲ 여수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