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환경시민단체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여수산업단지 내 녹지공간을 해제해 공장용지로 변경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체녹지 조성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7일 성명을 통해 여수시는 산업통산자원부와의 협의를 통해 대체녹지 조성비용을 대폭 축소해 형식적인 녹지조성만 진행하고 일부비용을 주철현 여수시장의 공약사업인 사립외고 설립에 전용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환경련은 “여수산단의 녹지는 시민과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대체녹지 조성은 주철현 여수시장의 전리품이 아니며 정치적 흥정의 대상도 아니다”고 성토했다.

▲ 여수산단 화학공장

 이들은 “여수산단 녹지해제에 따른 대체녹지 조성 기금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전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여수산단의 유해화학물질 배출과 사고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녹지조성과 환경문제 해소를 위한 용도에 사용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확보된 예산에서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도 부족하며 추가 예산이라도 마련해 완충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여수시와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여수산단의 녹지해제로 인해 공장이 증설되면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훼손된 녹지(66만1천630㎡)보다 새로 조성되는 대체녹지(34만3천㎡)가 절반밖에 되지 않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여수산단의 녹지는 최근 5년간 유해화학물질 사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매년 1천여톤의 유해화학물질과 2백여톤의 발암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산단으로부터 시민들과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련은 “대체녹지 조성 기금은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녹지를 내어준 결과다”며 “환경문제 해소 및 대체녹지 조성이라는 전제가 있었던 기금으로 시민적 합의도 없는 시장의 공약사업에 공립학교도 아닌 사립학교를 설립하는데 쓰겠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여수시와 정부는 ‘환경문제 해소 및 대체녹지 조성’을 조건으로 녹지를 해제하는 개발계획변경을 추진했다. 용도변경에 따른 ‘지가차액 50% 범위 내에서 예상 사업비 604억원으로(녹지조성비, 토비보상비 등) 36만㎡면적의 대체녹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여수산단 입주업체 6곳이 보유한 녹지는 66만1천630㎡로, 롯데케미칼(15만7천467㎡), 여천NCC(13만5천50㎡), GS칼텍스(13만2천683㎡), 대림산업(12만2천950㎡), 한화케미칼(6만435㎡), KPX라이프(5만3천45㎡) 등이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