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

 여수 웅천 생활형숙박시설 공사현장 흙막이 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축물 안전영향평가가 누락된 전형적인 인재이자 안전 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지난달 28일 제225회 정례회 4차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 웅천 생활형숙박시설 공사현장 붕괴 사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웅천동 1701번지 일원에 연면적 14만3천568㎡, 지상 37~43층, 지하 3층, 총 4개동 496실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인 ‘웅천 골드클래스 더마리나’를 사업자인 ㈜보광종합건설이 2025년 5월까지 준공 예정이다.

 웅천 골드클래스 더마리나 공사현장은 지난달 2일 터파기 작업 중 흙막이 벽이 붕괴되면서 해수가 유입돼 주변 상가 4개동 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외 관련 송 의원은 “16층 이상이면서 연면적이 10만㎡ 이상인 건축물은 법적으로 안전영향평가를 받아야하는데, 웅천 골드클래스 더마리나는 건축물 안전영향평가에 누락된 중대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수시는 해당 건물이 지상 43층 총 높이 143m로서 초고층 건축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총 연면적 14만3천568㎡인데 동당 연면적이 10만㎡ 미만이어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건축물이라 함은 그 구조, 기능 및 이용 형태상 건축물이 연결되어 공유하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며 “공동주택과 달리 상업시설에 해당하는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각 개별 동이 아닌 지하층 연결부와 지상층 빌딩이 하나로 연결된 1개의 건축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수시의 터무니없는 주장처럼 개별동 연면적으로 계산할 것이 아니라, 4개 동과 지하상가 전체의 하나의 연면적을 적용해야 타당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에 정기명 시장은 송 의원의 견해와 다르며, 담당 부서의 검토 자료에 따르면 해당 건축물은 안전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여수시는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업무 매뉴얼’에 의거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대상 여부는 각각의 건축물 연면적(개별동 연면적)으로 산정한다고 시장 답변을 뒷받침했다.

▲ 여수시 웅천동 생활형숙박시설 공사현장에서 11월 2일 오후 4시께 흙막이 벽이 붕괴되면서 바닷물이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독자제공)

 그러나 송하진 의원은 “안전영향평가 대상에서 설령 제외된다 해도 그 근거를 건축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아 허가권자 즉 시장님에게 제출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건축구조기술사의 확인 자료는 여수시에 제출되지 않았다.

 더욱이 “법적 요건을 떠나서 바다를 매립한 연약지반에 40층이 넘는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는데 응당히 안전영향평가를 해야 하는 것은 상식 중 상식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웅천 생활형숙박시설 공사현장 붕괴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이자 안전불감증이라고 밖엔 할 수 없다”면서 “시의 졸속 행정과 관계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 역시 한몫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송하진 의원은 시정 질문을 마치며 시 정부와 사고진상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김형규 기자